“요기 베라 당신은 최고의 야구선수였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야구계의 영원한 별입니다. 하늘에서도 야구를 보시며 편히 쉬시기를”(hyun)
“양키스 하면 조 디마지오, 루 게릭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이었는데 이제 세분 다 하늘나라로 가셨네. 하늘에서도 함께 모여서 편안하시길”(specialone0309)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긴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야구 선수 요기 베라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별세하자 SNS상에는 그를 기리는 세계 야구팬의 추모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25년생인 요기 베라는 21살에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마흔살까지 현역으로 뛰며 2120개 경기에 등판해 타율 0.285(7555타수 2150안타), 358 홈런을 기록했다. 1948년부터 1962년까지 15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뉴욕 양키스는 그가 주전 선수로 뛰는 동안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베라는 열 손가락에 승리의 반지를 끼울 수 있는 남자로도 불렸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그를 유명한 야구 선수가 아닌 철학가로 여기고 있고 야구팬들은 ‘명복을 빈다(RIP)’는 말 대신 그가 남긴 명언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 그는 생전 야구계의 철학가로 불리며 사유의 깊이가 느껴지는 말들을 남겼기 때문.
베라의 지혜는 ‘요기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붙으며 SNS에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문구는 그가 남긴 말 가운데 금과옥조로 평가된다. 9회말까지 승리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잘 빗댄 말이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비유해봐도 들어맞는 말이기 때문.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이 즐겨 쓰는 문구인 ‘기록은 깨질 때까지만 존재한다’, ’따라하지 못한다면 흉내내지 말라’는 말도 알고보면 요기 베라가 남긴 금언(金言)이다.
베라의 말이 대중에게 이토록 생명력을 갖는 것은 그가 갖고 있던 조건의 평범함, 그리고 베라의 말을 자신의 상황에 충분히 빗댈 수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베라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때까지만 학교에 다녔다. 또 야구선수치고 풍채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베라는 야구를 사랑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외모에 대한 세간의 지적에도 오히려 “나는 한번도 외모로 다른 사람을 평가한 적이 없다”며 받아쳤다.
많은 이들은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꾼 그의 인생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각자가 지닌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힘’으로써 그의 말을 줄곧 인용하고 있다. 특히 SNS라는 공간을 통해 그의 말은 더욱 더 강력한 생명력을 얻게 됐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SNS라는 공간은 평범한 사람들의 장소”라며 “사용자들은 자신에 대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검색기능을 가진 해시태그(#)를 써서 그의 말을 추려보면 이같은 사실이 명백해진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문장을 쓰고 지리한 수험 생활을 견디는 이, 역경이 가득한 본인의 정치인생을 빗댄 국회의원,
90세를 일기로 인생 9회말을 끝낸 요기 베라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야구 철학가’의 말은 그가 남긴 기록보다 더 오래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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