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과 ‘호언장담’으로 인기를 모았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빈번한 말뒤집기와 거짓말이 탄로나면서 지지층 이탈이 시작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래리 앨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를 미국의 3대 부자로 발표하면서 트럼프 재산을 45억달러, 부자 순위 121위로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가 유세 과정에서 100억달러 순자산을 가졌다고 주장한 것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세금공약이 ‘허구’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28일 최상위계층 소득세 39.6%를 25%로 낮추는 대신 각종 세금공제 혜택을 없애 세수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세제공약을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최상위 계층의 세금공제 혜택은 15%에 불과해 이를 없앤다고 해서 세수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 지난달 16일 2차 TV토론에서 플로리다에 카지노를 짓기 위해 당시 젭 부시 주지사에게 로비했다는 사실을 정면 반박했으나 이튿날 곧바로 로비 정황이 드러나고 말았다.
빈번한 말뒤집기도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 경쟁자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회장 외모를 비판했다가 TV토론에서는 “아름답다”고 칭찬했고 한국에 대해서도 “부자나라 한국 국방을 도와주고 제대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가 이내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여성 비하발언 등으로 불화를 겪은 폭스뉴스에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가 최근 폭스뉴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또 8월 TV토론에서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도 있다고 했다가 이달 들어서는 승복하겠다는 서약을 했다. 급기야는 “상황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내 비즈니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트럼프 발언에 식상해진 지지층의 이탈이 시작되자 트럼프는 방송에 나와 “밀물과 썰물이 있기 마련
지난달 27일 공개된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21%에 그쳐 40%를 넘나들던 당초 지지율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의사 출신 벤 카스 후보 지지율 20%와는 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