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008년 금융위기의 책임을 두고 더 많은 월스트리트 경영자들을 처벌했어야 했다면서 미국 사법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4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모든 게 잘못됐던 건 추상적인 한 기업이 아닌 몇몇 개인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더 많은 금융기업 경영자 개개인에게 책임을 물어 감방에 보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책임지는 미 법무부와 다른 법률집행기관들은 금융기업 ‘그 자체’를 기소하거나 기소하겠다고 협박하는 일에만 몰두했다”며 기업 경영자 개인은 ‘솜방망이 처벌’만 하는 미국 사법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융기업 그 자체에 대한 제재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한계가 있다며 “금융기업은 사실 법률적 환상일 뿐, 사람이 아니다. 기업을 감옥에 집어넣을 순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업의 심각한 경제범죄가 수 차례 적발됐으나, 이들의 주요 경영자들 가운데 철창 신세를 진 이들은 없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를 두고 “연준은 (경영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사법기관이 아니어서” 그럴 권한이 없었다며 자신이 느낀 무기력함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또 공적자금을 퍼부어 금융기관들의 파산을 막을 때 “매번 ‘내 구제금융은 어디있나?’라고 쓰여진 차량 스티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에 대해 대중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던 점도 자신의 잘못이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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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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