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정부가 대형 사회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정책자문그룹 수장으로 노동당 정부 시절 요직을 역임한 인사를 앉혀 화제가 되고 있다. 국가발전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쳐 개발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야당 소속이라도 적임자를 등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중부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국가사회기반시설위원회(NIC) 출범을 발표하며 앤드류 아도니스 경(52·사진)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아도니스 경은 전형적인 ‘블레어주의자’로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이끈 노동당 정부에서 핵심 정책브레인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특히 교통부 차관과 장관을 역임한 ‘인프라 전문가’이다. 노동당 소속이기는 하나 중도성향으로 분류되는 아도니스 경은 교통부 장관시절 런던과 버밍행, 그리고 북부 도시를 고속철로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오스본 재무장관은 아도니스 경을 영입하기 위해 최근 몇달간 비밀회동을 하는 등 ‘삼고초려’를 해왔다고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아도니스 경은 NIC위원장 직을 수락하기 위해 현재 맡고 있는 상원 노동당 원내총무직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당이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선보인 이유는 국가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판단되는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가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보호론자의 반발에 가로막혀 좀처럼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본 장관은 “자기가 사는 곳에 새로운 건물과 도로, 철도 등이 건설되지를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과거 철도와 도로 등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국가에 재앙이 왔을 것”이라며 사회기반시설 건설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날 NIC 위원장에 임명된 아도니스 경은 “영국은 교통과 에너지 체계의 변화 없이는 정체에 빠지고 말 것”이라며 “NIC가 향후 20~30년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들에 대해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광범위한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상대당이라 할지라도 국가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정책이라면 과감하게 초당적인 정책을 펴왔다. 보수당인 마가렛 대처 정부의 노동개혁정책을 토니 블래어 노동당 정부가 대부분 이어받은 게 대표적인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분석이다. 친노동당 성향의 일간지 가디언은 보수당 정부의 아도니스 경 영입을 ‘오스본의 정치적 쿠데타’라고 표현할 정도로 노동당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NIC는 수도 런던의 교통 체계 및 잉글랜드 북부 도시 간 연결성 강화 프로젝트, 그리고
[이유섭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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