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전세계 사무용 프로그램 시장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선전포고를 냈다. MS 오피스 대신 자사 앱을 쓰겠다고 나서는 기업에 앱을 공짜로 제공하고 비용까지 보조해준다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19일(현지시간) 타사 사무용 프로그램을 쓰는 회사가 해당 업체와 계약이 끝나기 전 구글 사무용 앱으로 ‘갈아타려’ 할 경우, 남은 계약기간 동안 구글 앱을 무료로 쓰게 해주겠다는 정책을 밝혔다. 자사 사무용 앱 ‘구글 앱스 포 워크(Google Apps for Work)’ 사용료로 평소 유저 한 명당 월 5~10달러를 부과해 왔는데 이를 면제해준다는 것.
그뿐 아니라 고객사가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데 드는 전환비용까지도 구글이 일부 보조해줄 예정이다. ‘보조금’으로 구글이 부담하는 금액은 유저 한 명당 25달러선으로 잡혀 있다.
다만 구글은 한 고객사에서 최대 3000명까지만 앱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번 정책으로 인해 구글이 ‘놓칠’ 이익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3000명 규모 고객사가 구글 앱을 1년간 무료로 쓸 경우 구글이 놓치는 사용료는 18만달러(약 2억원)에서 최대 36만달러(약 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7만5000달러(약 8470만원)가 넘는 ‘보조금’은 덤이다.
그럼에도 구글이 이런 ‘통 큰 계약’을 내놓은 건 경쟁사 MS의 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서다. MS 오피스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기업들은 MS가 요구하는 금액이 높음에도 소프트웨어를 바꿀 때 겪는 불편함이 두려워 사용계약을 연장해오고 있다. 이처럼 MS가 가진 ‘선점효과’를 공짜까지 불사하는 저렴한 비용 정책을 통해 무력화한다는 계산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1인당 12~20달러선의 높은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어,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앱을 제공한다면 ‘난공불락’만은 아니라는 것.
리치 라오 구글 앱스 글로벌
구글은 앞으로 6개월간 미국 지역을 대상으로 이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그 후 적용 범위를 차츰 넓혀나갈 계획이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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