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근로자 연봉이 최고경영자(CEO)의 300분의 1 수준으로 격차가 커지면서 초고액 연봉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미국 대기업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은 자사 CEO 임금의 0.33%에 그쳤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인식돼 대선 쟁점이 될 정도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EPI가 미국에서 매출규모 350위내 기업의 CEO와 근로자 연봉을 조사한 결과 이들간 연봉비율 평균은 303대 1에 달했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평균 연봉은 CEO가 1630만달러(약 186억원), 근로자는 5만6400 달러(약 6400만원)였다. 특히 CEO와 근로자들간 연봉 격차는 최근 들어 급격히 커졌다. 이들의 연봉 비율은 1965년에 20대 1이던 것이 1978년 30대 1, 1989년 59대 1로 늘었고 2000년에 376대 1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격차가 좁아졌다가 최근 다시 넓어지는 추세다.
논란이 커지면서 미 정부는 지난 8월 기업들에 CEO-근로자 연봉 비율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강제했다. 정확한 정보가 풀리면 시장이 알아서 고삐 풀린 임금을 관리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커지는 연봉 격차 논란에 최근엔 대선 주자들마저 나서 ‘불지피기’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잇달아 소득 불평등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마저 “CEO들의 고액 연봉은 웃기는 얘기”라며 “그런 짓을 끝장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편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 여성 임원들 가운데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애플의 앤절라 아렌츠 유통·온라인 매장 담당 선임 부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렌츠 부사장은 연간 현금소득이 340만 달러, 스톡옵션은 7000만 달러로 총 연봉이 7340만 달러(약 836억원)에 달했다. 명품업체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아렌츠 선임 부사장은 지난해 5월 애플에 합류했다. 아렌츠 부사장은 애플 워치의 고급화를 꾀하며 명품 시계처럼 매장에 사전 예약을 해야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밖에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인 사프라 캣츠가 5320만 달러를 받아 2위에
이들 연봉은 대부분 스톡옵션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금 소득으로만 따지면 펩시의 누이 CEO가 1360만 달러로 가장 많은 현금을 연봉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용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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