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칼럼을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크루그먼 교수는 2일 뉴욕타임즈(NYT) 칼럼에서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된 공화당 대선 후보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CEO) 글을 반박했다. 앞서 피오리나는 ‘힐러리는 경제 낙제점’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민주당이 경제에 있어 초보, 엉터리기 때문에 경제를 아는 (공화당) 사람이 백악관을 접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집권 시기 미국 경제가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한데 대한 반론이었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민주당 집권기간 중 미국 경제가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된다며 힐러리 견해를 지지했다. 그는 다른 경제학자 연구를 인용해 1947년 이후 민주당 집권기간 미국 평균 경제성장률은 4.35%였지만, 공화당 기간에는 2.54%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경기후퇴’ 기간도 공화당 집권기에는 49분기에 달한 반면, 민주당 집권중에는 8분기에 불과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공화당 정권은 무턱대고 감세 정책을 편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한다”며 “이는 실업 증대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유력 후보들이 우파 언론과 측근들에 둘러쌓인 탓에 통계를 무시한 채 경제 이슈를 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날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어무리 정밀히 설계된 통계도 정치가 개입한다”는 요지의 칼럼을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고했다. 디턴은 크루그먼을 공격할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론 크루그먼의 논거를 다소 부정하는 꼴이 됐다.
디턴 교수는 ‘통계의 객관성은 정치라는 실로 짜인 망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리는 정치인이 숫자를 인용해 말할 때 더 진실된 것으로 믿고, 크게 동요한다”며 “그러나 통계는 ‘정치적’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통계라는 것이 보고싶은 것을 보고싶은 방법으로 보는 것일 뿐”이라고 평했다. 디턴 교수는 대표적인 예로 소비자 물가지수를 들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1904년 만들어진 이후 40여년간 산정방식이 변하지 않았지만, 물가 상승을 우려한 영국 정부가 제2차 대전 당시 손을 댄 후 변경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편 NYT는 같은날 디턴 교수가 부인인 앤 케이스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40대 후반~50대 전반의 미국 백인 사망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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