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실시된 미국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매트 베빈(사진) 공화당 후보가 뜨거운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기업인 출신으로 정치경험이 전무한 ‘아웃사이더’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유력 주자를 큰 표차로 이긴데다 행동과 발언이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지역의 중견기업 CEO 출신인 베빈은 베빈은 지난해 켄터키 상원에 출마하기 위해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원내 대표와 경선을 치뤘지만 고배를 마쳤다.
상원 진출 대신 주지사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그의 승리를 예견하는 사람은 없었다. 맞상대가 정치경험이 15년 넘는 민주당의 잭 콘웨이 켄터키주 법무장관이었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은 시작부터 트럼프 판박이었다. “나는 다른 정치인처럼 빚진 게 없다. 내 돈으로 하겠다”는 출마 일성으로 같은 공화당 의원들조차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민에 대해서는 “불법으로 점철된 흑역사”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앞뒤가 맞지않는 엉뚱한 말실수도 잦았다. 지역 언론이 이를 비판하자 “쓰레기 같은 언론들은 내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지 말라”고 협박했다. ‘트럼프 마니아’란 별명이 붙은 게 당연했다.
그는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나는 항상 트럼프가 옳다고 생각한다”며 되레 자랑스러워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동성애 결혼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했다. 특히 그가 “저소득층 장애인 의료지원을 축소하겠다”며 오바마케어를 정면 공격하고 나서자 공화당에서 되레 “표에 도움이 안된다”며 말렸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좌충우돌로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공화당주지사협의회(RGA)는 베빈의 TV캠페인 광고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사실상 이길 가망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놀라웠다. 강적 콘웨이 후보를 무려 8%의 격차로 이긴 것이다.
이날 지역 언론들의 1면 기사 제목은 “이런 젠장,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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