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에 대한 인도주의보다는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쟁취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토미슬라브 카라마르코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 당수는 8일(현지시간) 치러진 크로아티아 총선에서 승리한후 이같이 말했다.
이날 크로아티아 총선에서는 중도좌파인 현 정부보다 난민에 강경 대응하는 중도우파 야당 연합이 최다 득표를 하면서 지난달 말 폴란드 총선에 이어 유럽의 ‘우향우’ 추세를 또한번 드러냈다. 유럽으로 밀려드는 중동 난민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반(反)난민 정책을 내세운 우파가 상대적으로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총선에서 승리한 HDZ는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중도우파 정당이다. 국가 정세가 불안해지자 총선을 앞두고 HDZ는 현 조란 밀라노비치 정권을 압박했다. 밀라노비치 정권이 난민 유입에 너무 관대하다면서 자신들이 집권하면 국경에 울타리 설치와 병력 배치를 통해 난민 유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무차별적인 난민으로 생활터전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난민정책을 꺼내든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이후 크로아티아로 넘어온 난민은 33만8000여명에 달한다. 세르비아 국경을 넘어 크로아티아를 찾은 난민은 하루 평균 5000명~1만명에 달해 인근 주민들은 현 정부의 대책없는 난민 수용에 분노를 표시해왔다. 이에 유권자들은 난민정책을 선거를 통해 심판했고 총선결과 HDZ는 총 의석수 151석중 61석을 얻어 53석에 그친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DP)을 눌렀다. AP통신은 “이번 총선은 난민 정책의 변화를 향한 크로아티아인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온정적인 태도 대신에 유럽 곳곳에서 ‘난민=침략자’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난민 정서가 두드러진 곳은 동·중유럽 지역이다. 역사적으로 이들 국가는 동쪽의 이슬람 세력과 서쪽의 기독교 세력이 충돌하던 곳이다. 잦은 외침에 시달려 배타적인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데다 반이슬람 정서가 높다.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9월 “난민들은 오스만투르크 침략자들과 다르지 않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난민들이 국경을 넘으면 처벌하도록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는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이난·난민에 반대하는 보수단인 ‘법과 정의당(Pis)’이 8년만에 집권에 성공했다. 나아가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는 헝가리와 함께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안을 거부했다.
유럽지역에 반난민 정서가 강해지면서 포용적인 난민정책을 주장하는 독일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부적으로 독일 국민도 무제한적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데다 동유럽 국가들이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독일이 추가 부담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동유럽 국가들이 난민 수용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독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국경을 지키기 위해 독일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난민 사태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독일이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더 엄격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EU 국경, 필요하다면 전체 국경을 더 적극적으로 통제할 책임은 독일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은 오는 11~12일 몰타에 모여 난민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EU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9일 세계경제협력기구(OECD)의 ‘2015 국제이주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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