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활동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되는 구리가격이 6년래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오름세로 방향을 잡은 달러 강세가 상당기간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 탓이다.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한다. 이밖에 광군제 쇼핑 광풍 효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원자재 구매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가 커진 점도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12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된 구리값은 전일 대비 2.4% 급락, t당 48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0년 2월 이후 5년 9개월래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구리는 건설·제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안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원자재로 구리가격은 글로벌 경제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유가도 동반 급락했다. 12월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41.53달러까지 떨어지며 40달러 선을 위협했다. 지난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브렌트유 가격도 3.8% 폭락하면서 배럴당 41달러까지 하락했다.
금값도 6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온스당 1081달러에 마감, 6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자 글로벌 증시도 몸살을 앓았다.
12일 뉴욕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44% 큰폭 떨어졌고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증시도 모두 2%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원자재 값 급락속에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게 시장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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