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가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었던 힘은 다름아닌 ‘마약’이었다. 테러 자금 모집부터 시작해 테러범들의 ‘긴장 풀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마약이 개입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음주를 죄악시하는 극단주의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파리 테러범 중 2명이 벨기에에서 술집을 운영해 술판매는 물론 마약까지 거래하다가 테러 직전 술집을 팔아치운 사실도 드러났다. 술집 운영자로 행세했던 테러범은 콩투아르 볼테르 카페에서 자폭한 이브라힘 압데슬람(31)과 현재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살라 압데슬람(26)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은 벨기에 몰렌비크 무슬림 밀집지역에서 ‘레스 베긴(Les Beguines)’이란 이름의 술집을 운영해오다가 테러 6주 전인 9월 30일 소유권을 다른 이에게 넘겼다. 테러범들은 이 술집을 통해 상당한 테러 자금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들은 술집을 ’마약 판매상 겸 마약굴‘로 삼아 각종 향정신성 약품을 거래했다.
마약은 테러자금 모집에만 쓰이지 않았다. 마약을 취급한 테러범들 스스로가 마약 애용자이기도 했다. 실제 테러 현장에서 범인들이 마약에 취한 채 총질을 가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테러범들과 마주쳤던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산송장과 다름없는 몰골이었다”며 “분명히 마약에 취해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랑스 경찰은 살라 압데슬람이 머물렀던 호텔 방을 수색하면서 주사기, 플라스틱 튜브 등 마약 투약 도구를 발견했다.영국 익스프레스지는 ‘캡타곤(Captagon)’이란 마약이 IS 조직내에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캡타곤은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각성제 일종으로 페르시아만 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한 밀매업자는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전투원들이 신경을 진정시키려고 할 때, 정력을 강하게 하려 할 때 캡타곤을 쓴다”며 “복용자는 원기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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