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랑스 파리를 피로 물들인 ‘테러공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18일(현지시간) 총알이 빗발치는 파리 생드니 테러 진압 현장을 생생히 TV로 지켜 본 파리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라데팡스를 겨냥한 IS 테러리스트들의 추가 테러 참사를 가까스로 막았지만 뿌리뽑지 못한 대규모 테러 점조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추가 테러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검거 작전 후에도 얼마나 더 많은 테러공모자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점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떨고 있다. 연합군의 시리아 폭격으로 코너에 몰린 이슬람국가(IS) 지도부 협박도 더 대담해지고 있다. 뉴욕 심장부를 향해 자살폭탄 위협을 해대고 실제 다음 타깃이 이탈리아 로마가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자 각국은 테러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8일 이른 새벽 파리의 아침을 깨운 7시간에 걸칠 생드니 체포 작전을 지켜본 프랑스 국민들을 가장 불안케 만든 것은 총책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의 행방을 여전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검거과정에서 아바우드가 사망했다”며 “현장에서 수거한 사체에서 아바우드 DNA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에서는 여전히 아바우드 사망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범인들이 은신했던 생드니 아파트 3층은 자살폭탄과 수십발의 수류탄 폭발으로 사망한 테러모의자들의 시신이 갈기갈기 찢긴 상황”이라며 “DNA조사를 진행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테러범 신원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8명으로 예상했던 테러가담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점도 프랑스 경찰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추가 테러 목표선정이 더 대담해지고 방법도 더 교묘해지고 있다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번 테러진압과정에서 폭탄조끼를 터뜨려 자살한 여성이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의 사촌인 하스나 아이트불라첸(26)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아이트불라첸은 경찰이 “당신 남자친구(아바우드) 어딨냐”고 묻자 “내 남자 친구가 아니다”고 대답한 뒤 경찰에게 총격을 가하고 폭탄을 터트렸다. 르 파리지앵과 TF1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출신의 아이트불라첸은 1989년 파리 근교 클리시 라 가렌에서 태어나 파리 근교에서 자랐다. 몇년 전까지 생드니 서북쪽 한 건설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지극히 평범한 여성으로 현지매체들은 보도하고 있다.
르 파리지앵은 “프랑스에서 자살 폭탄을 터뜨린 첫 여성”이라며 “IS가 비교적 의심을 덜 받는 여성 가미가제들을 이용해 테러를 시도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날 사망 또는 체포된 테러모의자들은 파리의 비즈지스 밀집구역인 ‘라 데팡스’(La Defense) 지역을 공격하려 했다. 이 지역에는 오일 메이저 토탈(Oil Major Total)과 소시에테제네랄 트레이딩룸 등 다국적 핵심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르 피가로는 사설 등을 통해 “이번은 운이 좋게 막았지만 아바우드가 살아있는 한 2·3차의 보복 테러 위협은 늘 존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논평했다.
테러패닉은 차츰 미국과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로도 옮겨 붙고 있다.
18일 IS가 공개한 6분짜리 동영상에는 뉴욕 맨해튼의 해롤드스퀘어광장과 뉴욕 택시가 등장한다.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남성이 기폭 스위치를 손에 들고 맨해튼 거리를 버젓이 걷고 있다. 뉴욕 경찰은 해당 동영상이 이미 알려진 것이며 직접적인 위협은 없다고 시민들을 안심시키면서도 경계를 높이고 위기대응사령부(CRC) 소속 경찰을 주요 지점에 확대 배치했다.
이탈리아 로마의 테러 위협도 점점 가시화 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탈리아 로마의 성베드로 대성당과 밀라노 대성당 그리고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이 IS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목숨처럼 여기던 톨레랑스(관용) 정신도 잠시 접기로 했다. AP통신에 의하면 프랑스 경찰은 18일(현지시간) 자정부터 22일까지 파리와 주변 일대에서의 공공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자유의 도시 파리서 예전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유럽 각국의 자유로운 국경이동도 제한될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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