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지도부가 연일 테러 협박 동영상을 쏟아내며 테러 공포 극대화를 획책하고 있다.
IS가 19일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는 ‘파리를 다시 치고 로마를 공격한 후 워싱턴을 불태우겠다’는 것이다. 미국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롯해 다수 전문가들은 “구체적 테러위험은 아니다”며 애써 테러 위협을 톤다운시키면서도 걱정스런 표정이다.
이들이 내놓는 동영상 협박이 단순히 허풍이 아니라 세계에 흩어져 숨어있는 ‘외로운 늑대’형 추종자들에게 다음 테러를 촉구하는 기폭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IS는 최근 동영상 선전물을 통해 테러점조직 구성원들에게 “시리아로 건너오지 말고 다음 지시를 위해 집에 머물라” 권고한 바 있다.
파올로 겐탈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TV에 출연해 “우리는 공포의 포로가 되서는 안된다. 그것이야 말로 다에시(Daesh·IS가 금지한 아랍식 IS지칭 용어)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로마에 ‘패닉’상황이 연출됐다. 폭발물로 의심되는 가방이 지하철에서 발견되면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곧이어 로마 경찰은 테러모의자로 의심되는 용의자 5명을 추적중이라고 발표했다. 19일 영국 런던 중심부인 베이커 스트리트에서는 버려진 차 안에 폭파물로 의심되는 물건이 들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주변 통제후 해당차량을 아예 폭파시켰다.
지난 17일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예정이었던 독일·네덜란드 축구경기를 취소시켰던 테러위협도 실제 테러 모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빌트지는 내무장관에게 보고된 기밀문서 복사본을 근거로 “테러 모의자들이 구급차를 이용해 경기장 안으로 폭발물을 반입하려 했고 하노버 중앙역에서 폭발 테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스웨덴 경찰도 19일 스톡홀름에서 테러를 기도한 테러용의자 한 명을 전격 체포해 조사중이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이날 “화학전 형태의 테러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후 실제 IS가 화학무기 개발에 나선 징후까지 포착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하킴 알 자밀리 이라크 의회 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IS가 사담 후세인 아래에서 일한 화학 무기 관련 전문가를 고용했다”며 “치명적인 신경가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8월 북부 이라크에서 IS와 싸우던 쿠르드족은 머스타드 가스(화학전에 쓰이는 독가스)에 중독되기도 했다. 당시 독일 정보 당국이 쿠르드족 혈액 샘플에서 독가스 사용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IS가 뿌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리 테러 총책으로 알려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 사망 후에도 또다른 테러 배후가 등장하고 테러에 가담한 위험인물들은 여전히 도주 중인 점도 유럽전역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미국 CNN·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지난 18일 파리 생드니 진압작전 중 사살한 아바우드 ‘윗선’으로 36살의 프랑스 툴루즈지방 출신 지하디스트 파비엔 클레인(36·사진)을 지목했다. 클레인은 테러가 발생한 지난 13일 6분짜리 동영상성명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파리테러 성공을 치하하고 “굴복없이 다음 행동으로 옮기라”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같은 클레인의 동영상이 아바우드가 준비했던 2차 테러 ‘라데팡스’(파리 비즈니스 밀집지) 공격에 대한 행동지시로 보고 있다. 클레인은 지난 2009년 온라인을 통해 지하지스트를 모집한 죄로 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후 시리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8번째 테러
[이지용 기자 / 문수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