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현지시간) 분쟁국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아공)을 방문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설파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10시께 중아공 수도 방기 공항에 도착해 중아공 정부 관계자와 외교관, 가톨릭계 대표, 이슬람교도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교황은 마지막 방문국인 중아공에서 "이 세상의 무기를 부당하게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호소한다. 이런 죽음의 도구를 내려놓으라"라고 말했습니다.
인구 480만 명의 중아공은 지난 2년간 기독교 민병대와 이슬람 반군의 유혈 충돌로 수천 명이 숨진 분쟁국입니다. 최근 두 달 동안 양측의 충돌로 적어도 1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중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비행기에서 내린 교황은 연설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통합과 화해를 촉구했습니다.
교황은 "평화의 순례자이자 희망의 사도로서 이 나라에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종교적 차이가 그들을 분리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통합은 우리 주변 세계에 있는 놀라운 다양성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타인, 우리 민족에 포함되지 않는 것, 정치적·종교적 시각에서 친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가오는 중아공 선거가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중아공의 캐서린 삼바 판자 임시 대통령은 교황의 방문을 "두려움을 넘어선 신념의 승리"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삼바 판자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교황의 평화와 통합 메시지가 필요했다"며 "우리 국민은 나를 시작으로 용서와 관용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중아공 국민 수만 명은 교황이 오픈카 형태의 '포프모빌'(교황 전용차)을 타고 퍼레이드하는 도로 주변에 서서 열렬히 환영하고, 평화의 신호로 나뭇가지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중아공 정부는 교황 방문 예정지에 경찰력 500명을 배치했고 유엔평화유지군 소속군인 3천여 명도 경비와 질서 유지 등에 투입됐습니다.
교황은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중아공에 머무는 것으로 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치게 됩니다.
마지막 일정으로 30일 격리된
교황은 테러 위협에도 이번 일정을 강행해 지난 25∼27일 케냐, 27∼29일 우간다를 각각 방문했습니다.
이들 아프리카 3개국은 가톨릭 교회 신자들이 많은 편이지만 내전과 폭력 사태가 난무해 방문지에서 교황이 공격받을 위험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