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마이너스 상태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더 내릴 방침이다. 마이너스 금리란 돈을 빌려준 은행이나 기관이 되레 만기때 돈을 빌린 사람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국채를 산 사람은 만기때 원금이 줄어들게 된다는 얘기이다. 이런 이상한 금융거래가 일상화 되게 되는 것이다.
마이너스금리에 돈을 빌려주는 것은 디플레이션이 커지다 보면 5년, 10년후 물가는 계속 떨어지고 반대로 화폐 실질가치는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것이다. 물론 ECB의 희망은 은행에 머물러 있는 돈이 바깥으로 흘러나오도록 유도해서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ECB 의도가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이를 ‘은행과 매트리스’의 싸움에 비유했다. 은행이 예금자들에게 마이너스금리(일종의 보관료)를 부과하려고 하면 예금자들은 돈을 현찰로 빼서 매트리스 밑에 보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으로 치면 통장에 돈을 넣지 않고 장롱에 현금으로 보관한다는 얘기다.
ECB보다 먼저 더 큰 폭의 마이너스 금리(-0.75%)를 도입한 스위스에서는 이같은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하면 은행도 개인 예금자에게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부과해야한다.
그러나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할 경우 예금자들이 돈을 빼서 현찰로 보유할 것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적게나나마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그에 따른 손실을 전부 은행이 부담하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손실이 커지다보니 은행들은 대출조차 꺼리기 시작했다. 예금을 받으면서 이미 손실을 보고 있는데 대출까지 하면서 이중 손실을 볼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간은행들은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쓰지 않고 대출에 소극적이다 보니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후 반 스티니스 애널리스트는 “예금이 안정적이지 못한 은행들은 오히려 대출을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담보대출금리가 부담스럽다 보니 집사기를 꺼리고 경기회복 효과도 미미한 것이다.
한편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가 일상
마켓워치는 도이체방크 분석을 인용해 이미 유럽국가 국채의 40%가 마이너스 금리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조유로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3월엔 불과 25%에 그쳤었다.
[이지용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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