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450억달러(약 52조원)의 가치를 지닌 페이스북 지분을 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세계에 신선한 감동을 안겨줬다.
이같은 천문학적인 기부규모도 규모지만 주커버그 CEO의 색다른 기부방식도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주커버그 CEO는 ‘챈-주커버그 이니셔티브’란 이름의 4개의 ‘유한책임회사(LLC)’를 설립하고 여기에 부부가 가진 지분을 모두 이전할 방침이다. 그동안 빌 게이츠 등 전세계 억만장자들이 비영리 재단에 기부액을 모두 집어넣었던것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다.
실제로 주커버그식 ‘유한책임회사 모델’은 빌 게이츠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비영리 자선재단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낯선 단어다. 주커버그가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인 유한책임회사에 기부금을 집어넣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기부자산에 대해 기부자가 완벽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한책임회사는 출자자가 회사가 망할 때 출자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는 기업 형태다. 때문에 주커버그 부부가 LLC 경영권을 갖고 기부자산 투자처를 주도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전에 주커버그 부부는 이 점을 간과했다가 쓰라린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지난 2010년 주커버그 부부는 학교 교육 개선 용도로 1억달러를 뉴저지주 뉴왁 공립학교에 기부했다. 하지만 이돈은 대부분 컨설턴트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고 교육의 질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나빠졌다. 당시 좋은 일을 하고도 욕을 먹었던 주커버그 부부가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기업체에 투자해서 이윤을 얻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영리 모델의 경우, 기업 등 영리단체에 투자할 때 법률상 제한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주커버그 부부는 1일 발표한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진보는 오로지 ‘지속 가능한 활동’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며 사회 환원을 계속하려면 일정한 이윤 추구가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사기업은 로비 등을 통해 정치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사기업은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법률을 통과시키고자 로비활동에 나서도 문제없다. 비영리재단 간판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 부부는 “우리는 정책결정에 참여하고 사회 이슈에 지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이슈에 참여하는 게 기부의 주요 목적 중 하나”라고 밝혀 정치적 활동에 기부금을 투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외에도 LLC에는 비영리재단이 갖지 못하는 여러 ‘자유’가 보장된다. 각종 법률상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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