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인건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 탈출’에 나섰다. 17년간 운영해온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14일 중국경영보에 따르면 노키아는 최근 쑤저우에 있는 노키아·지멘스통신유한회사 소속 통신장비공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998년 노키아 쑤저우분사로 1억7000만달러를 들여 설립된 이 공장은 세계 최첨단 표면실장(회로기판에 칩부품을 때워 붙이는 기술) 생산라인과 수입 수공업제품 조립라인을 갖추고 있다.
노키아의 탈출에는 치솟는 중국 인건비가 배경이 됐다. 공장이 있는 쑤저우지역 최저 임금은 지난 2009년 매월 850위안(약 15만4000원)에서 올해 1680위안(약 30만4000원)으로 올라 6년만에 2배로 뛰었다. 이같은 임금 폭등은 쑤저우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평균 인건비는 작년과 올해 각 10.3%, 8.6% 뛰어올랐다. 또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해 중국에서 전체 생산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2% 정도로 인도네시아 1%, 태국 5%에 비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중국 내수가 줄어드는 반면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이 오히려 심화된 것도 탈중국 사유다. 중국 IT산업 전문가인 량전펑은 “화웨이, ZTE 등 중국 현지기업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노키아 성장세가 크게 위축된데다, 중국 인건비와 현지 원가가 크게 올라 거래처 이탈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에 부여했던 우대 혜택을 점차 거두기 시작한 것도 한몫 했다.
이에 중국에 간 해외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동남아시아로 생산설비를 옮기는 추세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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