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국제금융연구소(IIF) 자료를 인용해 올해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신흥시장에 대한 순투자금액이 660억달러(약 78조원)를 기록해 지난해 2850억달러(336조원) 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는 16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돈을 빼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GAM의 폴 맥나마라 신흥시장 담당 이사는 “올해는 신흥시장이 힘든 한해였다”면서 “자금 유출이 꾸준히 이뤄졌고 다음주에는 시장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인 블랙록 자산운용의 MSCI이머징 마켓펀드와 뱅가드 FTSE 이머징 마켓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95억달러(약 11조원)가 유출됐다.
최근에는 신흥국 기업들의 부채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2008년 대비 2014년 이들 기업의 부채가 2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픽텟 자산운용 글로벌 신흥시장 채권담당 헤드인 사이먼 루펑은 “금리인상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누구도 모른다”고 설
신흥시장 자금 유출은 신흥국들의 통화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화 기준으로 연초 대비 31.5% 폭락했고 남아공 란드화가 27.8% 터키 리라화가 21.4% 하락했다. 인도 루피(-5.6%)와 중국 위안(-3.9%)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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