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 경기 부진, 정치불안정 여파로 신흥국들이 저성장 덫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이 7년간의 제로금리를 마감하고 긴축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흥국 경기침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한국을 포함한 24개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2010년 7.6%에서 2014년 4.5%, 올해 3%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신흥국과 선진국간 성장률 격차는 2%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지난 2003∼2008년 기록했던 4.8%포인트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한국의 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러 민간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세계은행은 “수년간 강력한 성장세를 보여온 신흥국들이 기로에 섰다”면서 “2010년 이후 신흥국 성장 둔화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저성장시대 개막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흥국 성장세가 부진하면서 내년 세계경제 성장은 선진국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2016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WESP)’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올 상반기에 비해 0.2%포인트 낮췄다. 이 가운데 내년 선진국 성장률은 2.2%로 유지한 반면 신흥국은 4.3%로 0.5%포인트나 내렸다. 유엔은 원자재값 급락과 자본유출, 금융 변동성 증대로 신흥국 성장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떨어진 것과 달리 선진국 경제는 내년에 성장 탄력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주간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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