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올봄 가정용 건축자재 판매업체 홈디포 주식을 매집한뒤 주가가 급등하자 팔아 떼돈을 챙겼다. 투자대박을 일군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빅데이터였다. 빅데이터 분석팀이 홈디포 웹사이트 방문자수가 이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잡고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곧바로 투자운용팀은 이같은 분석에 따라 홈디포 주식을 대거 사들였고 천문학적인 이익을 냈다. 탁월한 빅데이터 분석능력이 커다란 힘을 발휘한 셈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빅데이터 활용외에 스타트업 옥석가리기, IT공룡들의 미디어 인수, 가상현실 보편화를 내년 IT업계 ‘4대 트렌드’로 꼽았다.
먼저 내년에는 빅데이터 활용범위가 대폭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트위터에 따르면 자사 트윗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가는 헤지펀드가 갈수록 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마이너(Dataminr)는 골드만삭스를 비롯 유명 월가 투자은행·헤지펀드 75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업체는 폭스바겐 배출가스 스캔들과 이에 따른 주가 폭락이 발생하기 사흘 전, 이를 빅데이터로 예측해내며 정확성을 과시했다. 글로벌 IT업체 오라클도 내년중 금융 외 여러 분야에서 사업 리스크 회피를 위한 빅데이터 활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봤다. 닐 멘델슨 오라클 부사장은 “2016년은 빅데이터가 주류로 부상해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빅데이터 덕분에 미래 예측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무차별적인 스타트업 대박 열풍도 잦아들 거란 관측이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유니콘’은 올해 IT업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단어였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6년 전 4곳에 불과했던 유니콘이 이달말까지 145곳으로 확 늘었다. 21곳은 지난 8월부터 다섯달 남짓한 기간동안 새롭게 나타난 곳이다. 스타트업 몸값에 거품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이유다. 때문에 내년에는 스타트업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거품이 어느정도 꺼지고 상당수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기존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다봤다. 맥스 울프 맨하탄벤처파트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존재하는 유니콘중 몇몇은 환상의 동물로 그대로 남아 있겠지만, 나머지는 싸구려 고깃덩이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통 미디어를 탐내는 IT 공룡들의 언론사 인수가 계속돼 ‘제2의 베조스’ ‘제2의 마윈’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각각 워싱턴포스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인수했다. IT기업이 미디어를 탐내는 건 인수를 통해 열리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IT업체가 가진 다양한 플랫폼에 미디어 콘텐츠를 장착하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베조스 CEO는 아마존 킨들 같은 모바일 기기 영향력 확대를 위해 워싱턴포스트 콘텐츠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체 홈페이지 접속자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할 수도 있다.
마지막은 가상현실(VR) 기기가 보편화된다는 것이다. 굳이 얼리어답터가 아니어도 모든 IT기기 사용자들이 ‘첫 VR 경험’을 하게 될 해가 2016년이라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명이다. 루카스필름·버라이즌·구글은 스타워즈 영화 개봉을 맞아 스타워즈 테마 ‘카드보드 VR기기’를 공짜로 뿌리고 있다. 누구나 렌즈 2개 뒤에 스마트폰을 끼워넣는 것만으로 VR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기기다. 지난 달엔 뉴욕타임스가 신문 구독자 120만여명을 선정해 비슷한 기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