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공포는 가뜩이나 침체된 세계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을 비롯해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항공사와 호텔업계 등 여행·관광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수직하락하는 등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 진앙지인 브라질 경제는 1930년대 이래 가장 길고 끔찍한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 여기에 지카바이러스로 인한 여행·관광산업 타격까지 겹쳐지면서 브라질 경제를 완전히 주저앉힐 수도 있다. 여행·관광산업은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의 9.5%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행·관광 분야가 창출하는 직간접적 일자리는 880만개(2014년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지카바이러스 공포로 브라질행 비행기표나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일자리가 대거 날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간만에 브라질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흥행여부도 불확실해졌다. 브라질 정부가 올림픽에 투입한 국가 예산만 391억헤알(11조6000억원)에 달한다. IOC는 올림픽을 위해 브라질을 찾는 방문객이 48만명 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브라질 관광 당국은 60만명선을 예상했다. 이처럼 큰 기대를 모았던 올림픽 흥행이 실패로 돌아가면 브라질 경제는 올림픽 특수는 커녕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카리브해 국가들도 경제 피해를 걱정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700억달러에 이르는 채무에 짓눌려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상황이 심각하다. 푸에르토리코도 국가경제의 10분의 1 가량을 여행·관광 분야가 떠받치고 있다.
저스틴 벨레즈하간 푸에르토리코 상공회의소 대표는 “푸에르토리코 여행이 안전할지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푸에르토리코 경제 현주소를 감안하면 상황이 심각한 편”이라고 털어놨다.
항공사들과 크루즈선사, 호텔업계도 이미 여행객 감소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강달러로 미국발 해외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휴가철 대박을 노리고 있었지만 지카바이러스 공포로 여행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주가마저 급전직하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노르웨지안크루즈, 로얄캐리비안, 카니발 등 크루즈사 주가가 3~5%씩 큰폭 떨어졌다. 항공사 쪽에서는 델타 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이 각 6%, 3%씩 하락폭을 기록했다.
빗발치는 여행 취소·연기 요청속에 아메리칸항공은 임신부와 동행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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