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규모 6.4 지진, 원자탄 2개와 맞먹는 정도…"집 돌아갈 엄두 안 나"
↑ 대만 규모 6.4 지진/ 사진=연합뉴스 |
설날 연휴의 첫 날인 6일 새벽 깊은 잠에 든 대만 주민들을 규모 6.4의 강진이 깨웠습니다.
대만 남서부 일대를 덮친 이 지진의 규모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춘제 연휴를 맞아 집안에서 편안하게 가족들과 잠자고 있던 대만 주민들에게는 마치 1999년 수천 명이 사망한 9·21 대지진의 경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주민들은 "침대가 너울너울 춤췄다", "물건이 마구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9·21 대지진이 다시 온 줄 알았다", "깜짝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 등의 경험담을 전했습니다.
춘제를 앞두고 고향에 돌아온 가족들과 함께 모여 있었다는 가오슝시 주민 쉬(徐)모씨는 "깜짝 놀라 죽는 줄 알았다. 후다닥 바지를 입고 가족들끼리 서로를 부르며 밖으로 대피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진 후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과 타이난(台南) 일대에는 집집마다 불을 켜고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라인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통신 접속도 넘쳐났습니다.
이날 오전 3시57분께(현지시간)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시의 외곽 메이눙(美濃)구에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 인접한 타이난(台南)에서 건물 5채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 주민 3명이 사망했으며 수십 명이 붕괴된 건물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의 강도는 원자탄 2개가 한꺼번에 터진 것과 같은 규모라고 궈카이이원(郭鎧紋) 대만 중앙기상대 지진예보센터 주임이 전했습니다.
이날 지진으로 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진도 2∼6의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현지 지방자치단체에 전력을 다해 구조에 나설 것을 당부하며 공군기를 타고 직접 재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고속철도 운행이 잠정 중단되면서 춘제 귀성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가오슝과 타이난 일대에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지는 등 물적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앙지는 3개 단층대가 몰려있는 곳으로 과거 이 부근에서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2010년 3월4일과 2013년 2월26일에 각각 규모 6.4의 지진이 이 일대를 덮쳤습니다.
전문가들은 3개 단층은 비교적 활동이 적은 편에 속하는데 지하 심층의 보이지 않은 단층활동의 결과로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대만은 매년 200여 차
대만 지진에 앞서 5일 오전 7시40분께 일본 가나가와현 동부를 진원으로 하는 지진이 발생, 도쿄에서 진도 3∼4의 흔들림이 관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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