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주류세력이 '반(反) 트럼프' 기치를 내걸고 속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공화당 내에서는 올해 들어 대선 경선전이 본격화하면서 루비오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제지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절박함이 점차 퍼지고 있습니다.
오는 3월 1일 '슈퍼 화요일' 경선과 같은 달 15일의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 때까지 트럼프 후보를 누르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절박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각각 슈퍼 화요일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안방인 텍사스,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루비오 의원의 안방인 플로리다가 트럼프에게 접수되면 '게임 끝'이 선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핵심 공약이 전통적 공화당 가치에 반한다고 보는 주류층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 공화당 노선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을 거부하고 해외 미군기지를 폐쇄하자는 등 트럼프의 고립주의 때문에 공화당이 백악관 탈환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상원 과반까지도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것입니다.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보수진영의 움직임은 부산합니다.
대안으로는 후보 단일화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서는 루비오 의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도왔다가 이제는 루비오 의원 지지를 선언한 공화당의 '큰 손' 바비 킬버그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킬버그는 "(루비오 의원 쪽으로) 더 많은 대의원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면서 "1등 후보가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곳에서 승리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전 지사가 도중에 경선을 포기한 것도 루비오 의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시 전 지사 지지세력이 이제는 기꺼이 루비오 의원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 톰 틸리스 상원의원 등이 루비오 의원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공화당 내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트 롬니 2012년 대선후보도 루비오 의원을 지지하라는 당내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루비오와 심한 마찰을 빚은 까닭에 실제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플로리다주 의원들의 루비오 의원 지지 선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덕분에 루비오 의원에 대한 자금 후원세력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킬버그는 물론 부시 전 지사에게 200만 달러를 내놓았던 프랜시스 루니 전 대사도 루비오 의원에게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부시 전 지사에게 거액을 후원한 금융사 사장 뮤니어 새터 역시 루비오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공화당내 주요 정치자금 후원자 가운데 한 사람인 뉴욕 출신 변호사 필 로슨은 "최근 이틀 내내 부시 전 지사 후원자들에게 이제는 루비오 의원을 지지해달라는 전화를 돌렸다"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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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경선에서 그가 단 한 차례도 선두로 나선 적이 없고, 다가온 3월 1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현지 언론도 다가오는 경선에서 루비오 의원이 선두로 치고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