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함께 국채 투자매력이 떨어진 유럽과 일본에서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자 낮은 이자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급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유럽 회사채 인기가 높아지면서 회사채 금리가 1%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주 양적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국채 뿐만 아니라 유럽의 투자등급 회사채도 오는 6월부터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회사채 발행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하락중이다. 기존에 평균 1.10%이던 금리는 ECB 정책 발표 소식에 힘입어 0.93%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5월 0.74%까지 내려간 이후 최저치다. 투자자금도 회사채로 급격히 몰리고 있다. 지난 14일 하루에만 5억4500만달러 자금이 유로존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됐다. 하루 유입양으로는 사상 최대다. 앞서 지난주에는 9억4900만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수요가 몰리자 이번 기회에 자본 확충을 하려는 금융회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독일 도이체방크, 스페인 산탄데르는 15억유로씩 회사채를 발행했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날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총 63억유로로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크레딧마켓데일리의 수키 만 전략가는 “ECB 조치가 갖는 잠재력은 회사채 시장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분위기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마이너스 금리 시행 이후 장기금리(10년물 국채금리)까지 마이너스로 떨어진 일본에서도 금융회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즈호파이낸셜은 다음달 회사채 10억달러 이상을 발행할 예정이다. 보험사인 손포재팬닛폰코아와 닛폰생명보험도 1000억~2000억엔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중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진 틈을 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국제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요구하는 자본금 확충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에 앞서 운수회사인 야마토홀딩스, 아지노모토 등의 기업들도 아시아 사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야마토는 3년 만기 회사채 발행금리가 연 0.0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지노모토가 발행한 20년 만기 회사채 이자율도 1%를 밑돌았다. 아지노모토는 회사채를 사겠다는 수요가 몰리자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많은 250억엔어치를 발행하기도 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금리부담이 1%포인트 정도 떨어지면 상장기업의 이자부담은 연 5000억엔 이상 줄어든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향후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회사채 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답변에서 “필요하다면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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