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횟수가 많아야 2회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외변수가 여전히 불확실한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이 강력한 초완화통화정책을 잇따라 펼치면서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서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후 연준은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0.25~0.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말 기준금리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연준위원들이 내다보는 기준금리 예상치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올해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0.875%였다. 현재 기준금리가 0.25~0.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위원들은 연내에 0.25%포인트식 두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추가인상할 것으로 기대한 셈이다. 이는 작년 12월 FOMC 정례회의때 9년 6개월래 첫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1.375% 전망,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 3월 FOMC 결과에 대해 ‘비둘기적’(dovish)이라는 평가를 내린 배경이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 위원들이 글로벌 경제·금융 환경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티브 블리츠 ITG인베스트먼트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내 기준금리 예상치를 하향조정함으로써)가상세계에 머물러 있던 연준이 마침내 미국 경제의 현실적 영역으로 넘어왔다”고 언급, 금리수준을 놓고 시장과의 괴리를 좁혔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작년 말 예측치인 2.4%에서 2.2%로 낮췄다.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기업 설비투자와 순수출이 다소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또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예상치(전년 대비)를 1.6%에서 1.2%로 하향 조정했고, 근원PCE 물가지수(가격 급등락이 심한 에너지·식료품 제외)의 경우, 내년 예상치를 1.9%에서 1.8%로 낮췄다. 지난해 1.3∼1.5%에 머물렀던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올해 1월 1.7%로 껑충 뛰면서 인플레이션이 궤도에 오른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연준 스스로 신중 모드를 취한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물가상승률에 대해)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며 “미 노동시장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지만 임금 상승 신호가 약해 조금 놀랐고 기록적인 저유가로 미 중산층 가정이 연간 1000달러 가량의 혜택을 보는데도 소비 회복세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연준 위원들이 전망한 금리인상 경로가 미리 정해진 연준 계획이 아니다”고 밝혀 시시각각 달라지는 경제 여건과 지표에 따라 탄력적인 정책 결정을 내릴 것임을 재확인했다.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번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JP모건, BOA메릴린치, 씨티그룹은 올해 연준이 두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 반면 모건스탠리는 “핵심 PCE 물가지수가 올 여름이 되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한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경제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크고 올 하반기에 성장이 둔화되면서 결국 올해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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