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마윈 회장이 이끄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10억달러를 투자해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자다(Lazada)를 인수한다. 최근 급성장중인 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지 토종 기업들과 다국적 유통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알리바바가 거대 자본력을 발판삼아 경쟁우위를 점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12일(현지시간) 라자다가 발행한 신주를 5억 달러에 매입하는 등 총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들여 지배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이클 에번스 알리바바 사장은 성명을 통해 “라자다에 대한 투자로 알리바바는 중국을 벗어난 동남아 시장에서도 크고 성장하는 시장에 접근할 플랫폼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자다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온라인으로 의류 등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로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라자다는 독일 로켓인터넷이 아세안 시장을 겨냥해 지난 2012년에 설립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라자다는 막대한 광고 지출 등 공격적인 투자로 인지도를 넓혀왔다. 주력 품목은 의류, 건강제품, 화장품 등이다. 전자상거래 ‘거인’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아마존 등이 이름에 걸맞는 위상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라자다는 발 빠르게 영역을 넓혀 입지를 다져왔다.
알리바바가 이러한 위상의 라자드를 인수하면서 아세안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재 아세안 전자 상거래 시장은 전체 소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지만, 잠재력만큼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아세안 인구는 세계 3위에 해당하는 6억2200만명인데다 아세안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속에서도 연간 4~5% 성장하고 있어 소비여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 구도는 ‘라자다 vs 현지기업’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영국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라자드를 설립한 로켓인터넷은 인도네시아(29.2%), 필리핀(34%), 말레이시아(27.9%)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라자다에 맞서 현지업체들은 라자다의 비주력 품목인 가전제품에 집중하거나 물류업체와 손을 잡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라자다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지 업체는 △인도네시아에선 브카라팟(Bukalapak), 토코피디어(Tokopedia) △베트남에선 밧기아(Vatgia), 티키(TiKi) △태국에선 위러브쇼핑(Weloveshopping) 등이다.
이와 관련 외국기업으로선 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이 공략하기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잠재력은 높지만 전자상거래 인프라스트럭처가 낙후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신용카드 사용률이 높지 않은 국가들이 많아 온라인 결제수단이 미비하다. 이로인해 고전하는 외국 업체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이다.
라쿠텐은 지난 2009년 태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비즈니스를 넓혀왔지만 인지도는 매우 낮은 상황이다. 라쿠텐은 태국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마저 고려중이다. 라쿠텐의 히로시 미키타니 사장은 “아세안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에는 비즈니스
이와관련 시장에서는 ‘현지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라쿠텐의 경우, 사이트 디자인이 일본에서 유행하는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유저-프렌들리(User-Friendly)’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김대기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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