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우리은행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고, 신한 전북 등 6개 은행의 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유럽 미국 일본의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데다 조선 철강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부실 채권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경고성 메세지다.
1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종전 ‘A1’에서 ‘A2’로 한단계 강등이며,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KEB하나 신한 등 다른 대형은행과 부산 대구 전북 경북 등 지방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고, 전북은행 등급전망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떨어뜨렸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이렇게 대규모로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주목해야 할 메세지는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경고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저금리 환경에 직면한 한국 은행들이 취약업종에 대한 대출로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에 더 많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부진과 함께 조선 해운 철강 건설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이 미뤄지고 있어 부실채권이 향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등급 조정의 공통된 주요 배경으로 꼽은 것이다. 무디스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정부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어 자본 확충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이 성공적으로 매각되더라도 자본 확충 능력이 불투명하다고 지적
특히 무디스는 다른 은행들의 부정적인 전망과 관련해 “중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은행의 등급에 관한 어떠한 상승 압력도 기대 않는다”면서도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은행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다면 상황이 다소 개선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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