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으로 25년만에 해외에서 돈을 빌려야 할 처지가 된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의존도를 대대적으로 낮추기 위한 경제개혁안 ‘비전 2030’까지 발표하며 경제살리기에 나섰다.
최근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기 위해 모인 도하협상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2왕위계승자(부왕세자)는 25일(현지시간) 개혁안을 직접 발표하고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전2030은 원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제 체질을 바꾸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할 목표를 84페이지에 걸쳐 담았다. 핵심은 민간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확대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민간 섹터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0%에서 65%까지 확대해 원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그만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모하마드 부왕세자는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사우디는 오일에 중독돼 있다”고 지적하고 “사우디가 2020년에는 석유가 없어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기업공개(IPO)하는 것은 물론 헬스케어나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소유 자산을 민영화해 민간 섹터의 기여도를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같은 조치를 통해 사우디 정부가 비(非) 원유 부문에서 얻는 정부 수입을 현재 1630억리얄에서 1조리얄로 확대할 예정이다.
민간 경제 활성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실업률도 11.6%에서 7%까지 낮추고, 여성들의 경제참여 비중도 22%에서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소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3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 밖에 이슬람 관광 개발, 물류 허브 조성 등을 통해 25세 이하 청년 절반이 이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모하마드 부왕세자는 이번 계획안은 유가를 배럴당 30달러로 산정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은 ‘국가 개조 계획(National Transformation Plan)은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벌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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