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주 뉴욕 경선을 전후해 잠시 멈췄던 ‘막말’ 공세를 재개했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유세 도중 “내가 대통령처럼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잘 생겼다”면서 “하지만 힐러리는 대통령처럼 생겼느냐”고 반문했다.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외모를 공격 소재로 삼은 것이다.
트럼프는 또 이날 로드아일랜드 워릭 유세에서 경쟁자인 존 케이식을 향해 “케이식이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렇게 역겹게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막말의 포문을 열었다. 케이식이 지난 19일 뉴욕에서 ‘음식점 투어’를 하면서 현지 서민음식을 먹는 모습을 선거 유세로 사용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는 “나는 자녀들에게 음식 먹을 때 조금씩 베어물라고 한다. 그런데 케이식은 덩어리째 입에 밀어넣는다. 역겹다”면서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막말을 이어갔다.
또 테드 크루즈와 케이식이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반(反)트럼프 연대에 나선 것을 두고 “오랜 정치인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지 10개월도 안된 트럼프가 겁나서 공모하는 것을 보니 슬프다”면서 “크루즈는 뉴욕에서 참패한 후 자포자기에 빠진 것 같다”고 조롱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가 대선 본선을 의식해 어법을 순화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크루즈와 케이식의 반트럼프 연대 소식에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다시 거친 어법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는 대의원 과반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한때 경선 경쟁자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캠프 핵심인사였던 켄 매케이를 새로 영입했다. 매케이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데 이어 론 존슨 위스콘신 상원의원 선거 캠프와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캠프 등에서 일하며 선거 경험을 쌓았다. 트럼프는 매케이를 통해 남은 경선을 승리로
미국은 26일 펜실베니아 코네티컷 메릴랜드 델라웨어 로드아일랜드 등 동북부 5개주에서 경선이 치러진다. 이들 5개주에 걸린 대의원 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62명과 172명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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