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를 통한 돈 풀기정책으로 엔저현상이 심화된 덕분에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렸던 일본 상장사들이 올들어 강세로 돌아선 엔화값에 휘청이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3월 224개 상장사 경상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급감했다. 지난해 9~12월 경상이익이 10% 줄어든 데 이어 올들어 더 큰 폭으로 수익이 쪼그라든 셈이다. 상장사 이익 감소는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에다 석유·가스 등 자원가격 급락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와중에 엔화값이 급등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작년 1분기에 120엔대를 웃돌던 달러당 엔화값은 올들어 서서히 강세로 돌아서더니 1월 말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결정이후 108엔대까지 급등한 상태다.
이 와중에 미쓰비시상사 등 종합상사들의 경우, 대규모 자원투자 손실을 보면서 2015년도에 손실로 처리한 금액이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많은 3조엔(31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2년 말 아베 2차 정권이 들어선 이후 BOJ의 양적완화 정책이 촉발한 엔저 덕을 크게 봐왔던 상장사들의 이익이 2015년 회계년도(3월말 결산)에 4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SMBC닛코증권은 엔화값이 1엔 상승할 때마다 상장사 경상이익은 0.8%, 4000억엔(4조200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엔고 추세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가 보류된 이후 엔고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상장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111엔대에서 108엔대로 급등했던 달러당 엔화값은 29일에도 강세를 이어가며 107엔대 초반까지 치솟았다. 이날 달러당 엔화값은 2014년 10월 이후 18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연기 관측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BOJ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자 엔 매수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일본이 29일부터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에 들어가면서 외환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엔 강세에 베팅한 투기세력에 의해 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커졌다. 5월 중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의장국인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 반발을 무릅쓰고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재무성은 3월 말부터 지난 26일까지 외환시장 개입이 ‘제로(0)’이였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중 아소 다로 재무성이 엔고에 대해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수차례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말 그대로 구두개입에만 그친 셈이다. 일본은행도 5월은 건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