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사이 삼성전자 시총에 맞먹은 중국의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한 텐센트. 10년 전만 해도 이 회사는 한국의 히트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를 비롯해 한국 게임을 수입해 중국에 서비스하는 데 급급한 ‘을’처지 회사였다. 이제 얘기가 완전 달라졌다.
세계 최강 모바일 게임업체이자 ‘앵그리버드’에 버금가는 전세계 히트작 ‘클래시 오브 클랜’의 제작사인 슈퍼셀을 곧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흘러나왔다. 텐센트가 슈퍼셀을 인수하면, PC와 모바일에 걸친 게임 대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한때 한국이 우습게 봤던 중국 게임업체가 전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을 비롯해 한국 PC방까지 접수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슈퍼셀은 한국계 출신 손정의 회장이 CEO로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로 있다. 사실 손회장 입장에선 ‘슈퍼셸’은 팔기 아까운 알짜 기업이다.
모바일 클래시 오브 클랜은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작년 매출액이 13억5000만달러(약 1조5835억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다. 한국인 들에게도 노·소를 불구하고 익숙한 ‘헤이 데이’, ‘붐 비치’ 등도 모두 슈퍼셸 작품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15억3000만 달러(약 1조6700억원)에 슈퍼셀 지분 51%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추가로 지분을 취득해 지분율을 73%로 끌어 올렸다. 슈퍼셀의 기업가치는 1년 새 70%나 껑충 뛰었다.
손회장이 눈물을 머금고 매각에 나선 것 ‘빚정리’ 때문이다. 소프트 방크는 2년전 인수한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의 누적적자로 인해 부채가 지난해 초 2조엔에서 11조9000억엔( 약 128조원)까지 늘자 현금확보가 절실해졌다.
반면 텐센트의 마화텅 창업자는 ‘게임제국’ 완전체 건설에 목이 말라있다. 마 창업자는 수개월간 국내·외에서 투자자 모집을 통해서 약 40억 달러의 실탄을 마련했다. 텐센트는 이번 인수를 위해 최소 90억달러 이상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게임배급사로 도약하려는 텐센트와 자산 정리에 나선 소프트뱅크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텐센트가 그동안 많은 기업을 인수했지만 이번이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텐센트가 이번 슈퍼셀 인수를 통해 노리는 것은 ‘모바일 글로벌 재패’. 텐센트는 한국의 PC방을 장악하고 있는 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도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LOL은 지난해 16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PC 게임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텐센트는 막강한 자본력으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으로 유명한 액티비전블리자드, ‘기어즈오브워’ ‘언리얼’ 등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스 등 해외 게임 명가의 지분을 잇따라 매집했다.
그러나 텐센트는 유독 모바일 부문만은 약했다. 전체 게임 매출에서도 모바일 게임이 37% 가량에 그쳤다. 문제는 모바일게임시장으로 가면 갈수록 ‘뜨는 시장’인반면 PC게임시장은 ‘지는 해’라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게임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32~34%씩 매년 성장 전망인 반면, PC게임 시장의 경우 거의 성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는 게임 뿐만 아니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쳇’도 소유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SNS플랫폼에서의 텐센트 영향력도 같이 커지면서 게임뿐 아니라 다른 사업 진출 기회도 더 넓어지는 것이다. 특히 텐센트는 한국 게임업체인 넷마블의 자회사인 CJ게임즈와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카본아이드 등에도 투자했다.
한편, 텐센트는 지난해 게임 매출 87억을 기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