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글로벌 금융불안의 여진이 27일에도 이어졌다. 파동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이 우세하지만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절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7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6375 위안으로 고시, 위안화 가치를 전거래일보다 0.91% 절하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안화 값을 내려 2010년 12월 이후 5년반만에 최저로 떨어뜨렸다. 위안화 절하는 브렉시트 이후 달러화 가치 상승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값은 중국의 고시가격보다 더 낮은 달러당 6.663위안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위안화 절하를 택했다는 것. 실제로 27일 위안화값이 급락하자 외환시장에 당국의 개입 물량이 나왔지만, 개입강도는 외자유출 논란이 일었던 올초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내에선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중국이 환율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루정웨이 흥업은행 수석경제학자는 “항저우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9월까지 중국은 위안화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최국 중국이 주도해 G20의 환율공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마당에 중국이 경쟁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난 24일 2년 7개월 만에 달러당 100엔대를 뚫은 엔화값은 27일에도 장중 101엔대에서 움직이며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 24일부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아소 다로 경제부총리가 연이어 구두개입을 하고, 27일에는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엔화 강세를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들도 엔화값 전망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아베노믹스 이전 투자환경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달러당 엔화값이 95~105엔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7월 정례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27일 파운드화는 전 거래일 보다 2% 가까이 하락해 약 31년 만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파운드화 하방 압력이 당분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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