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 '아베 압승'…개헌에 '부정적 여론' 적지 않아
↑ 일본 참의원 선거/사진=연합뉴스 |
참의원 선거로 헌법 개정안 발의 환경을 마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개헌 실현을 위해 여론몰이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주요 신문이 1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 결과를 11일 1면에 보도했습니다. 이들 신문은 집권 자민당, 연립여당 공명당 등 개헌에 찬성하는 4개 정당 등 이른바 '개헌세력'이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참의원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됐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1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 결과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비롯해 개헌에 찬성하는 세력이 정원의 3분의 2를 넘겨 전후 처음으로 개헌안이 발의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개헌안을 발의해도 국민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지 않으면 부결되기 때문에 개헌의 열쇠는 여론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군대 보유와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에는 반대의 목소리가 큽니다.
NHK가 10일 벌인 투표소 출구조사에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3%, 필요없다는 답변은 32%였고 36%는 어느 한쪽을 택할 수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때 필요하다는 의견이 39%, 필요 없다는 답변이 25%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늘어났습니다.
일단 개헌안을 발의했다가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 이는 정권에 역풍이 될 수 있으므로 아베 총리는 여론을 개헌 쪽으로 충분히 몰고 간 후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 총리가 "국회는 (개헌안을) 발의할 뿐이며 결정하는 것은 국민투표"라고 10일 민영방송 TV 아사히에 출연해 언급한 것은 여론이 개헌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내가 무엇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중·참의원의) 헌법 심사회에서 논의하면 좋겠다", "자민당의 개정 초안대로 개정하는 것은 한결 어렵다"며 여론 동향을 고려해 개헌의 눈높이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헌법 9조 논의는 일단 뒤로 미루고 대규모 재해 때 총리 권한을 강화하는 '긴급사태' 조항과 환경권 조항 신설 등 여론의 거부감이 적은 내용을 중심으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당 내에서는 이들 조항을 우선 개헌하고 나중에 헌법 9조를 개헌하는 2단계 개헌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가을 임시 국회에서 헌법 심사회가 가동하면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고 '아베 정권에서의 개헌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온 민진당도 이를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민진당이 개헌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고 설사 민진당이 없더라도 아베 정권이 주축이 돼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진당 대표는 "헌법 심사회를 움직이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10일 방송에서 반응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정국의 주도권 등을 활용해 개헌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인 후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비롯해 헌법 9조를 사실상 수정하는 구상에 대한 지지 여론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반복된 도발, 센카쿠(尖閣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헌법 9조 개정에는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공명당이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개헌 논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관심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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