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월간 철강재 생산량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억t을 돌파해 미국, 유럽연합(EU) 등과의 통상 마찰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는 한달짜리 통계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반응했다.
19일 중국 주요 언론은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중국 내 철강재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1억72만t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월간 철강재 생산량이 1억t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중국 철강업체들의 하루평균 조강(粗鋼) 생산량도 231만57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조강은 고로(용광로)에서 생산되는 쇳물을 말한다.
중국 언론은 지난달 철강재 생산 증가에 대해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철강업체들이 생산 감축에 나서지 않았고, 5월에 생산할 예정이던 철강재 일부가 6월로 생산이 미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도 큰 폭 늘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 수출은 1094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중국의 철강재 생산·수출이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의 중국 철강재 생산 감축 압박은 더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EU, 호주, 브라질,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중국 철강재 수출에 대한 반덤핑과 보조금 조사를 벌이고 있다.
EU는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EU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철강재 생산 감축 이행을 시장경제국(MES) 지위 부여 협력 여부와 연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도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에서 과잉 생산된 중국산 철강의 저가공세로 세계 철강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강 생산 감축을 요구했다. 시장경제국 지위를 확보하려고 하는 중국 정부는 철강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철강 생산량 감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영국 투자은행 노스스퀘어블루오크(NSBO)의 프랭크 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철강 수출을 통제할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 내에서 철강 수요가 줄어 대규모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수출 확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재 통계는 열연과 냉연을 중복해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며 “월간 단위 생산량 증감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EU 간 통상마찰이 심해지면 국내 철강업계도 피해를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국내 철강업체들도 수출국으로부터 덤핑관세를 부과받을 위
중국 정부의 철강 구조조정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철강사업은 하루아침에 생산량을 조정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며 “중국 정부가 실제로 철강 생산을 감축을 하는지는 1년 이상 장기적 생산량 추이를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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