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 횡령 혐의와 관련해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의 자산 몰수작업에 들어갔다. 미 법무부가 20일(현지시간) 1MDB에서 횡령한 돈으로 사들인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과 미술품, 기타 사치품에 대한 압류소송을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기한 것이다.
로렌타 린치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 부패 공무원들이 1MDB 자금을 사금고 처럼 이용해왔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1MDB에서 도둑맞은 돈이 전세계 비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세탁된 뒤 부동산과 예술품 등으로 둔갑해 미국에 숨겨져 있다”고 전했다.
소송가액만 10억달러에 달하는 소장에는 횡령을 주도한 3명의 이름도 명시됐다. 나집 총리의 양아들이자 할리우드 영화제작업자인 리자 아지즈, 아지즈의 오랜 친구인 금융업자 조 로우, 전직 공무원인 모하메드 배더위 알-후세이니 등이다. 나집 총리 양아들은 2013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출연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 거액을 투자했다. 이 자금도 1MDB 자금에서 횡령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1MDB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나집 총리 이름은 소장에 직접 거론되지 않은 대신 ‘이 펀드를 감독하는 말레이시아 공무원 1’로 표현됐다.
이에 대해 BBC는 “이슬람 국가(IS) 격퇴 작전에서 필요한 미국의 우방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를 의식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미 당국의 소송에 대해 나집 총리의 언론담당 비서는 21일 “1MDB 조사에서는 아무런 범죄혐의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법률적 조사에 완전히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1MDB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을 하겠다며 설립한 회사로, 나집 총리의 자금 유용 의혹이 일어난 후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위스 등이 국제적인 수사를 진행해왔다.
한편 이날 싱가포르는 사법당국은 미 법무부의 자산 몰수 조치 방침에 발맞춰 1MDB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체 압수한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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