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프랑스 성당 테러…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부른 참사
↑ IS 프랑스 성당 테러/사진=연합뉴스 |
전자발찌를 찬 10대 청년의 '성당 테러'는 테러에 둔감한 프랑스 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테러 과정을 분석할 때 정보, 사법, 교도 등 범죄 용의자를 다루는 국가체계에서 허점이 지적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러범 한 명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이 되기 위해 시리아로 향하다가 거듭 붙잡혀 전자발찌를 차던 인물이고 다른 한 명은 테러리스트로 수배된 인물로 알려져 정부 무능론은 점점 증폭되고 있습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테러 사각지대가 발생한 이유로 프랑스 정보당국과 사법 체계가 손발이 맞지 않아 공조 부족했던 점을 꼽았습니다.
범인 아델 케르미슈(19)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으나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전자발찌가 비활성화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가 오전 9시 25분께 아무런 제약 없이 흉기를 들고 성당에 들이닥쳐 인질극을 벌이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동안 전자발찌 경보음은 한 번도 울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테러를 저지르게 방치할 수 있는지 프랑스 정부에 대한 거센 비난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케르미슈는 지난해 시리아로 가려다가 체포돼 1년간 구금 생활을 하다가 올해 3월 전자발찌를 찬 채로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석방되고서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정보당국의 감시는 받지 않았습니다. 테러 요주의 인물을 관리하는 사법 감찰관들은 1만여명을 감시하지만 정보당국과 비교하면 추적 능력이 부족합니다.
케르미슈를 감시한 보호 관찰 담당자들도 테러리즘 관련 훈련은 거의 받지 않았으며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프랑스 법무부에 따르면 테러 연계 혐의로 전자발찌를 찬 테러 용의자도 13명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7명은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6명은 감옥에 가는 대신 전자발찌를 착용했습니다.
아울러 전자발찌에 위성 위치확인시스템(GPS)가 부착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자발찌가 케르미슈가 집에 있어야 할 시간을 지키는지만 알려주는 까닭에 그가 어떤 곳을 다녔는지 오리무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의 프랑수아 에스부르 특별 고문은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는 정부가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새로운 법을 만드는 대신 먼저 사법·정보 체계의 모든 사각지대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성당 테러는 프랑스 사법부의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테러 요주의 인물이 체포되고서 재판을 받기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보통 조기 석방으로 풀려난다는 취약점까지 드러냈습니다.
구금 중인 케르미슈가 "일자리를 구하고 새 삶을 살 준비가 됐으며, 더는 지하디스트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점을 고려해 담당 판사는 석방을 결정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의 자생적 지하디즘(이슬람 성전주의) 전문가 위고 미슈롱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누군가 시리아에 가려고 두 차례 시도했으면 그는 지하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법 관계자들은 이러한 위협을 깨닫도록 훈련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죄수 과밀화가 심각하고 지하디스트의 자생 기반으로 악명이 높은 감옥도 최선의 답은 아니다"라며 부실한 교도 행정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27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인터뷰에서 "우리 시스템은 미래에 테러 공격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모든 IS 가담 의심자를 구금하거나 전자발찌를 채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헌법에 위배되고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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