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OE)이 기대치를 넘어서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신흥국 중심으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BOE는 4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0.25%로 결정했다. 7년 5개월 만에 만장일치 결정으로 기준 금리가 떨어졌다.
이와 함께 국채매입 규모는 기존 3750억 파운드에서 4250억 파운드로 늘렸고, 추가로 100억 파운드 규모의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초저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는 ‘최저대출제도’도 시행한다.
영국의 이번 통화정책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수출이 줄면서 경기 둔화를 피할 수 없게 되자 통화 가치를 낮추는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영국이 추가적인 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BOE가 ‘저성장 고물가’ 전망을 내놓으면서 중장기적인 경기 둔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BOE는 내년 GDP 성장률을 2.3%에서 0.8%로, 2018년은 2.3%에서 1.8%로 내렸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영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는 높아질 것”며 “카니 총재의 기자회견을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위험 자산 선호는 한동안 유효할 전망이다. BOE를 비롯한 주요국의 금융 완화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덕분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공조와 달러 가치 안정 등이 BOE의 금융 완화 조치를 뒷받침했다”며 “올해 여름은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금융 시장 안정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통 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BOE의 발표 이후 마감한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등 뚜렷한 상승 동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호주, 영국 등이 통화부양책과 재정확대 정책을 결정한 이후 부양책 실시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며 “유동성이 추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또 다른 유동성 공급 주체인 유럽은행(ECB)나 일본은행(BOJ)의 정책 시행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BOE의 정책은 글로벌 불확실성을 해소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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