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끊임없는 막말과 막무가내 행보에 공화당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언론인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전국위원회 지도부가 트럼프 선거캠프에 자금과 인력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확산하면서 오는 11월 대선과 동시에 열리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공화당 내부 소식통은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장이 하루 5∼6차례 트럼프와 통화하면서 더욱 ‘절제된 후보’가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며 “막말로 싸움을 유발하는 행태를 피하라는 충고를 트럼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이 자금 등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프리버스 위원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대변인을 지냈던 앤드루 와인스타인은 트럼프 반대 성명을 주도하고 “트럼프가 상·하원 선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트럼프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중단하고 당의 자원을 상·하원 선거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화당 의원 중 트럼프 지지 거부를 선언한 인사는 현역 주지사 2명과 상·하원 의원 18명, 전직 주지사와 상·하원 의원 19명에 달한다.
또 부시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카를로스 구티에레스도 “공화당원으로서가 아니라 미국인으로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최근 지지율 하락을 자신의 막말 때문이 아니라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는 13일 코네티컷 페이필드 유세에서 “언론이 내 이야기를 왜곡하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힐러리보다 20% 이상 앞섰을 것”이라며 “소설을 써대는 뉴욕타임즈의 취재자격을 박탈하는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는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취재진을 향해 야유를 하도록 선동하기도 했다.
트럼프 진영의 폴 매나포트 선거대책위원장은 트럼프 지지를 거부한 공화당 지도부에 대해 “상당수가 클린턴 재단과 연계돼 있다”며 “이들은 공화당 단체라고 할 수 없다. 이들은 트럼프가 맞서 싸우는 기득권의 일부일 뿐”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언론을 향해서도 “우리가 더욱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14일 발표된 CBS뉴스와 유거브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플로리다에서 45% 지지를 얻어 40% 지지율을 기록한 트럼프를 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뉴햄프셔에서도 45% 대 36%로 트럼프를 크게 앞섰다. 뉴햄프셔는 버니 샌더스의 ‘텃밭’으로 힐러리가 한때 고전하던 경합주였으나 샌더스의 지지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조지아에서 45% 지지를 회복해 41%의 힐러리를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힐러리가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FBI에 진술한 내용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힐러리의 진술 기록이 공개될 경우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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