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차세계대전 때 황금과 보물을 가득 실은 채 실종됐다는 ‘나치 황금열차’의 전설이 마침내 검증된다.
나치 황금열차 전설은 1945년 봄 패색이 짙어진 나치가 빼돌리려던 각종 보물과 예술품 300톤 어치를 실은 열차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열차는 당시 제3국으로 향하는 지하통로가 건설됐던 바우브지흐 인근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열차엔 바로크 양식의 극치라 불렸으나 나치가 약탈해 지금은 그 모습을 찾을 수 없는 러시아 예카테리나궁의 호박방 예술품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나치 황금열차를 찾았다고 주장한 독일인 안드레아스 리히터와 폴란드인 표트르 코퍼가 포함된 35명의 연구진이 16일 오전부터 발굴작업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리히터와 코퍼는 지난 2015년 9월 전설에서만 존재하던 황금열차가 폴란드 서쪽 도시 바우브지흐에 실제로 묻혀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를 바우브지흐시에 신고했다. 그들은 열차가 98m 길이로 지하 8~9m 깊이에 묻혀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표트르 주코프스키 폴란드 문화재청장이 리히터와 코퍼가 제출한 땅속 레이더 영상이 “99%의 확률로 100미터 길이의 열차에 해당한다”고 긍정해 현지에 보물을 찾으러 아마추어 탐험가들이 몰려드는 등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폴란드 당국이 본격적 조사를 벌인 결과 “열차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식은 바 있다. 조사팀은 “철로에 놓인 송전선의 전류 대문에 신고자들의 측정치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당초 신고자들은 열차가 실재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연구결과도 엇갈렸다. 리히터와 코퍼는 최초 보고서에서 지질의 변칙성이 열차의 존재를 시사한다고 주장했으나 폴란드 크라쿠프의 AGH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조사 결과 열차가 그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
발굴팀에 참가한 35명의 연구진은 모두 자원자들이며 폴란드 당국자들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팀은 발굴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며 이틀 안에 진상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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