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마을 전체가 침수 당할 위기에 몰린 미국 알래스카의 한 마을이 전체 주민의 이주 여부를 투표에 부쳤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 알래스카 서부 베링해협 부근에 위치한 사리쉐프 섬의 쉬쉬메어프 마을에 사는 650여명의 주민들이 현재 이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온난화로 이주 투표가 이뤄지는 사례는 미국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사리쉐프 섬은 길이 7km의 훌쭉한 섬으로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의 고도가 6m 밖에 되지 않는다.
쉬쉬메어프가 이 섬의 유일한 마을이다. 섬은 그간 주변을 둘러싼 얼음들로 보호돼왔으나 지구온난화로 이 얼음들이 녹으면서 파도가 높아진 해수면을 타고 섬 해변가를 침범하기 시작했다. 늘 얼어있던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대다수가 조립식으로 이뤄진 집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알래스카의 청년단체에서 활동하는 쉬쉬메어프 주민 에사우 신녹은 “이대로라면 섬 전체가 20년 안에 바닷속으로 잠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쉬쉬메어프 사무소는 마을 이주비용을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로 추산했다. 이주 후보지는 섬 근처 해수면 상승의 위험이 적은 곳으로 투표 결과 이주가 확정되면 논의할 계획이다. 투표
알래스카에서 지구온난화로 마을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은 쉬쉬메어프만이 아니다. 미국 회계감사원의 연구에 따르면 알래스카엔 이밖에도 31개의 마을이 홍수와 해변침식으로 급박한 위험에 처해있다. 이중 12개의 마을이 이주할 곳을 검토 중이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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