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오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회장은 “융합 현실(Merged Reality)은 가상 세계 경험을 전례 없이 더욱 실감나고 자연스럽게 구현해줄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 세계에서는 불가능했던 경험이 가능해지게 됐다”고 밝혔다. ‘인텔인사이드’가 모든 PC에 인텔 칩을 넣겠다는 것인데 이제 가상현실·자율주행차 등 모든 기기에 인텔칩을 넣겠다는 ‘뉴 인텔인사이드’를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30여 년간 반도체, PC 역사를 써온 인텔의 크르자니크 회장은 기조연설에서도 반도체와 PC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융합현실’을 강조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프로젝트 얼로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와 협력하기로 했다. PC시대를 지배했던 인텔과 MS가 ‘윈텔 동맹’을 통해 융합현실 기기시장에서 재결합하게 됐다. 과거에 ‘PC와 모바일’에서 인텔 인사이드를 실현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가상현실, 드론, 사물인터넷, 자율운전차 등 신기술에서 ‘인텔인사이드’를 구현하기위한 전략적 제휴다. 이날 인텔은 ‘프로젝트 얼로이’와 함게 드론(무인기)용 개발자 보드 ‘에어로플랫폼’, 로봇 등 산업용 장비를 위한 리얼센스400(RS400) 모듈, 사물인터넷용 플랫폼 ‘줄(Joule)’, 연구자·로봇 개발자용 키트인 ‘유클리드’ 등 새로운 플랫폼을 발표했다.
또 모바일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ARM과 신규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인텔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과의 동침”을 불사한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개인용컴퓨터(PC) 프로세서칩 시장은 인텔이 장악하고 있지만 모바일 분야에서는 ARM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뒤처진 모바일 반도체칩 시장을 잡기 위해 ARM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파운드리 사업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윌 애비 ARM 디자인그룹 총괄
[샌프란시스코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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