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부부를 총장 관저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 했다. 리커창 총리와의 2년 전 약속을 지킨 것이다. 반 총장은 2년 전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리 총리에게 유엔본부 방문을 요청하면서 반드시 집으로 모셔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에선 집으로의 초청은 우정을 상징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에 앞서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리 총리가 10여년 전 랴오닝(遼寧) 당서기로 있을 당시 한국의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던 반 총장은 리커창 당시 랴오닝 당서기를 한국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누추한 곳으로 모셨다”면서 유엔 총장 관저를 겸손하게 표현했고 리 총리는 “푸근하고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화답했다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유엔총회 기간에 국가원수와 정부수반만 140여명이 참석해 눈코 뜰새없이 바쁜 면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반 총장이 리 총리를 관저로 초청한 것은 반 총장이 리 총리와의 약속을 소중하게 여긴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해석했다.
한편 반 총장은 20일(현지시간) 193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웃으면서 골프 대결을 제안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의 대통령이 20일 차이로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올해는 특별하다”고 운을 뗀 뒤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는 뭔가 할 일을 찾을 필요가 있다”면서 골프 라운딩을 제안한 일종의 농담조 발언이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 재임 중 가끔
반 총장은 자신의 임기 중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에 보내준 지지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달 초 중국과 함께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공식 비준한 것을 가장 기억할만한 순간 중 하나로 거론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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