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세계 곳곳에서 공황상태에 빠진 시민들이 갖가지 사연을 쏟아내고 있다.
할리우드의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 이탈리아로의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니로는 대선 기간 중 올린 투표 독려 동영상에서 “그(트럼프)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하는 등 트럼프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드니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9일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릴 순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이민을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 드니로는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시민권자다.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초등학교 모의 투표에서 트럼프를 찍은 7세 아들을 내쫓은 엄마가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텍사스주 프레즈노에 사는 이 여성은 학습 목적으로 진행된 학교 모의 투표에서 트럼프를 찍은 아들에게 “우리 엄마가 트럼프를 찍었다는 이유로 나를 쫓아냈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과 옷가방을 주고 쫓아내는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지역 경찰국과 아동보호국은 이 영상을 보고 즉각 이 여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여성은 “장난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과의 결혼을 포함한 스웨덴 시민권을 경매에 부치며 “트럼프를 피해 결혼이민을 오라”고 제안해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CNN에 따르면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사는 30세 남성 사진작가 쿠스타브 할렌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그와의 결혼을 포함한 스웨덴 시민권을 5만달러(약5800만원)에 매물로 올렸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에게 열려있다”며 “전체적으로 신체 건강한 괜찮은 녀석”이라고 적었다.
할렌은 선거결과로 실의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농담이었다고 설명했다.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한 탓인지 그의 제안에 응찰한 사람은 없었다.
호주에선 한 무슬림 소녀가 자신의 선생님이 미국 대선 결과를 이야기하다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고 트럼프를 비난하는 글을 썼다.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는 이 소녀는
다문화사회인 호주에서는 트럼프 당선 후 SNS에서 무슬림과 이민자 자녀 등 일부 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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