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4명 중 1명 이상이 아직도 “피해자가 만취한 상태 등 특정한 상황에서 성폭행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우려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EU집행위원회 보고서인 ‘유로바로미터’의 성범죄 관련 조사 결과를 인용해 27%의 유럽인들이 특정한 상황에선 성폭행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EU집행위가 제시한 상황은 총 11가지로 피해자가 ▲술이나 마약에 취해있을 경우 ▲자발적으로 남의 집에 들어갔을 경우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을 경우 ▲거절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거나 저항하지 않을 경우 ▲유혹하는 말이나 행동을 했을 경우 ▲성관계 파트너가 여러 명일 경우 ▲밤에 혼자 걷고 있을 경우 ▲거절 의사를 나타냈을 경우 ▲가해자가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의식이 없었을 경우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 경우 ▲어느 것도 해당되지 않음이었다.
이중 “어느 것도 해당되지 않음”이 68%로 제일 높은 응답률을 차지했다. 그러나 12%의 응답자가 피해자가 술이나 마약에 취해있을 경우, 11%가 자발적으로 남의 집에 들어갔을 경우, 10%가 거절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거나 저항하지 않을 경우 정당화될 수 있다고 응답해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응답률은 나라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루마니아에선 응답자 중 55%가 제시된 상황 중 최소 하나의 상황에서 성폭행이 정당하다고 대답했다. 47%를 기록한 헝가리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스페인에선 8%, 스웨덴에선 6%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대체로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에서 응답률이 높았고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 응답률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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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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