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항공·우주 제조업체 보잉이 이란 국영항공사 이란항공과 항공기 80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보잉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고 이란에 향후 10년간 80대의 항공기를 판매할 예정이라 밝혔다. 항공기 정가기준으로 166억달러(약 19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80대 중 50대는 보잉737 기종이며, 나머지 30대는 보잉777 기종이다.
보잉은 “계약을 진행하며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업했으며, 계약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보잉은 “수출되는 기종과 직접 관련된 미국내 수만개의 일자리는 물론 항공우주산업의 10만개 일자리까지 모두 이번 계약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압바스 아쿤디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은 “이번 계약은 이란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하는 의미가 있다”며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의회의 비준을 통과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실제 거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공화당의 피터 로스캄 하원의원은 “의회가 차기 행정부가 보잉 항공기 매매를 막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계약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에 이란진출 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대선과정에서부터 이란핵협상을 “지금까지 봐온 것 중 최악”이라고 표현하는 등 부정적 의견을 계속해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군수업체 중 하나인 보잉이 1979년 이란혁명 이래 최대규모의 미국-이란간 거래를 성사시켰다. 트럼프가 이번 계약을 어떻게 다룰지에 따라 향후 이란에서 사업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도 이란진출 계획을 추진했던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 토탈, 영국 보다폰 등 해외기업까지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업체들은 트럼프가 “모든 나라가 이란과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 그들은 이란과 거래해 돈을 많이 벌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핵협상 전면폐기가 아닌 개선의지를 표명한 적이 있으며, 기업인 출신으로서 이란에서의 사업기회를 차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이란은 오랜 경제제재 탓에 항공기 및 관련부품 거래가 차단돼 민항기 노후화 문제가 심각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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