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을 주창해온 믹 멀버니(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지명됐다.
국방비까지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멀버니 내정자는 당적을 뛰어넘는 ‘예산 원리주의자’로 분류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17일 이메일 성명을 통해 “믹 멀버니가 예산관리국을 이끌면서 미국인들을 위한 더 훌륭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관리국(OMB)은 행정부의 예산사용 우선순위를 정하는 부처로 예산편성권을 가진 국회를 견제하는 역할도 겸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국가 부채가 20조 달러인 상황에서 멀버니는 나라의 재정을 책임 있게 쓸 수 있는 인물”이라며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멀버니는 국방부 예산에도 손을 대 공화당 의원들의 지탄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2012년 당시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바니 프랭크 전 민주당 의원과 손을 잡고 국방예산을 동결하는 법안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기고문을 통해 “국방부 예산에 얼마를 투입하는 지에 따라 애국심을 측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는 “내가 속한 정당에서 원한다고 해서 지출 증가를 좋아하고 다른 정당에서 원한다고 지출을 싫어할 수는 없다”며 예산 증가에 극도로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는 2013년 오바마 정부의 전국민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에 제동을 걸어 연방정부 셧다운을 주도하기도 했다. 앞서 2011년에는 국가부채 한도를 올리려는 오바마 정부에 앞장서서 반기를 들었다. 멀버니는 공화당 초강경 하원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공동창립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자가 멀버니를 OMB 국장에 지명한 것은 국방 예산조차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록히드마틴의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 도입계획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신규 구매 비용이 과도하게 비싸다고 지적했듯이 말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는 16일 극우 성향의 파산 전문 변호사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주재 대사로 지명했다. 프리드먼은 트럼프 당선자의 선거운동 자문으로 활동하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2개 국가 해법’에 반대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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