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앞에서 꼬리를 바짝 내렸다.
21일(현지시간)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당선자와 개별 면담한 자리에서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 프로젝트가 터무니 없이 비싸다고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당선자는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록히드마틴의 메릴린 휴슨 CEO를 각각 만났다. 면담 후 뮐렌버그 보잉 CEO는 ‘에어포스원’의 신규 제작 비용을 40억 달러(4조8000억원) 이하로 낮추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보잉사의 차세대 에어포스원 비용이 통제 불능 수준이다. 주문 취소다”라고 맹공을 퍼부은 지 2주 만이다.
뮐렌버그 CEO는 “그것(40억 달러)보다는 인하하도록 해보겠다”며 “우리는 그렇게 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 행사에 100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보잉은 관례적으로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100만 달러를 후원해왔다.
보잉과 함께 ‘트위터 공격’을 받았던 휴슨 CEO는 면담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단지 비용 절감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성명을 통해 의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우리는 이제 춤(논의)을 추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비용을 낮출 것이다”라 말해 본인 뜻을 관철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2일 “F-35 계획과 비용이 통제 불능”이라며 “내년 취임 이후 군사 (무기 구입) 비용을 수십억 달러 줄이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이날도 F-35 2400대 구입비용 4000억달러(약 480조원)가 “매우 매우 비싸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고 통수권자가 개별 기업들을 지목해 요구사항을 강요하면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자의 막가파식 요구에 굴복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처럼 개별기업을 공개적으로, 직접 지목하며 정책과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대통령은 1960년대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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