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제의 장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구촌에 테러 공포가 짓누르고 있다.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이후 추가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테러는 이른바 불특정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뜻하는 ‘소프트타깃’을 상대로 하는 흐름이 뚜렷한데, 크리마스와 연말이 겹치는 현 시점이 테러 효과를 극대화 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독일 트럭 테러의 배후로 의심되고 있는 이슬람국가(IS)는 22일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 기간에 미국 교회를 공격하라며 추종자격인 ‘외로운 늑대’들에게 테러를 촉구했다. 교회를 콕 집어 테러 타깃으로 삼은 것은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중에 하나라는 점이 십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온라인 매체인 ‘보카티브’에 따르면 IS가 ‘지하드 전사의 비밀’이라는 사회관계망 서비스 사이트에 미국 내 교회 수만 곳의 주소와 이름을 올리고 추종자들을 선동했다. 테러 대상으로 거론된 교회는 미 50개 주 전역에 걸쳐 있다. 또 ‘이슬람의 아들’로 명명된 또 다른 그룹도 미국,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에 있는 교회, 유명 호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커피숍과 거리, 공공장소 등의 주소를 열거하며 테러 감행을 촉구했다.
이 뿐만 아니라 테러를 기획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3일 호주 대테러경찰은 전날 밤 호주안보정보기구(ASIO)와 합동으로 멜버른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인 테러를 모의한 7명을 체포했다고 호주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멜버른 명소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페더레이션 스퀘어와 플린더스 스트리트 기차역, 세인트 폴 성당에서 폭발물과 흉기, 총기를 이용해 테러를 모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에는 인도네시아 경찰이 연말 테러를 기획중이던 테러용의자 3명을 사살하고 이들의 은신처에서 다수의 폭발물을 발견했다.
이들은 연말 테러용으로 이같은 폭발물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살된 테러 용의자 중 2명은 인도네시아 내 IS 연계 무장단체인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 소속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에는 무슬림 여성에게 고성능 폭탄을 들려 대통령궁을 공격하는 자폭테러 계획이 적발됐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도 테러 의심행위가 적발된 바 있다. 사정이 이러자 각국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하며 여느때 보다 강화된 대테러 조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니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86명의 자국민 목숨을 잃은 프랑스 정부는 독일 테러 이후 곧바로 국경 통제에 나섰다. 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국 내 테러 예방을 위해 경찰과 군인 1만 명가량을 동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성당 등 종교시설과 관광지 등에 배치된다.
미국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산무감 싱가포르 내무부 장관은 “IS가 동남아시아를 근거지로 삼으려 하면서 연말 축제 기간 테러 위험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면서 ”몇 건의 테러 의심 사례를 적발해 관련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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