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기업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발각된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디젤차 판매가 적은 중국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판매량을 회복했다.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28일 폭스바겐을 비롯해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3대 자동차 회사의 올해 1~11월 세계 신차판매대수를 집계한 결과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937만9100대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지켜왔던 도요타는 같은 기간 0.1% 늘어난 921만9000대를 팔아 약 16만대 차이로 폭스바겐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GM은 885만대를 팔아 3년 연속 3위 자리를 유지했다.
폭스바겐은 2년 만에 1000만대 판매 기록도 세울 전망이다. 아직 12월 판매량이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해 12월 판매량이 약 83만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1020만대 판매는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요타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87만대로 폭스바겐보다 많았으나 올해 같은 판매량을 기록하더라도 연간 판매량은 1009만대에 머물러 폭스바겐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자동차 업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보유한 회사는 폭스바겐과 도요타 2개 회사에 불과하다.
폭스바겐의 판매량 회복세는 시간이 지날 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1월 폭스바겐의 판매량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올라 배기가스 사건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폭스바겐 부활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폭스바겐의 올해 11월까지 중국 판매량은 359만1600만대로 지난해보다 11.6% 많았다. 폭스바겐을 위기에 넣은 배기가스 조작 문제가 중국에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대기 오염을 우려해 디젤차 판매를 엄
도요타도 중국 시장에서 10% 이상 판매를 늘리면서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장기적인 유가 하락으로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의 선호가 감소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주력으로 하는 도요타의 판매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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