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국방장관)이 29일 아침 일본 군국주의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현직 방위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날 아베 신조 총리의 하와이 진주만 방문에 동행해 부전의 맹세를 하고 돌아오자마자 야스쿠니를 방문하면서 진주만 방문의 진정성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나다 방위상은 이날 오전 7시55분 도쿄 치요다구 야스쿠니신사를 전격 방문했다. 야스쿠니신사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명이 합사된 곳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그는 방위상 자격으로 참배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의 평화로운 일본은 국가를 위해 목숨바친 분들의 토대 위에 있다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평화를 위해 참배한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그는 "어떤 국가라도 조국을 위해 목숨바친 분들에 추도의 뜻을 표하는 것은 이해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우익 여성정치인으로 자민당에 있을 때도 수시로 야스쿠니를 참배했으며, A급 전범재판인 도쿄재판(극동군사재판) 검증을 주장하는 등 역사수정주의 입장을 옹호해왔다. 중국 난징대학살은 허구라고 주장하고, 위안부는 당시에는 합법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일 안보동맹의 책임자격인 현직 방위상이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주변국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우리 외교부는 이나다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응해 이날 오후 주한일본대사관 총괄 공사 대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주한 일본 대사와 총괄 공사는 현재 다른 일정으로 한국에 없는 상태다.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역시 기자들과 만나 "(신사 참배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주한 일본 무관을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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